코딩공부를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하는 나같은 비전공자들은 분명 부트캠프를 열나게 검색할거다.
나는 여러 부트캠프에서 '3개월이면 너도 개발자' , '비전공자도 3개월이면 가능합니다.' 등등의 문구에 현혹되어 마음이 조급해졌고,
검색을 시작한 날 퇴사 계획까지 수립 밤을 새워 내게 적합한 부트캠프 후기들을 살피고 퇴직금을 계산했다.
내가 가고싶은 곳은 적게는 750만원 위코드, 많게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 바닐라코딩 의 수강료를 받고 있었다.
밤새 (내 미래라고 생각하니)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후기들을 읽고 망상에 젖은 채 부트캠프에 꽃혀버린 나는,
젊어서 배움에 쓰는 돈은 투자다.. 라는 자기 세뇌를 하며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결제 찰나의 그 순간,
- 어차피 등록한다고 해서 바로 수강을 할 수 있다는게 아니라는 것을(최소 3달 이상 대기)알게되었고,
- 수강 전에 무시못할 양의 선행학습의 있다는것과
- 바닐라코딩의 경우에는 캠프에 입학(?)하려면 시험까지 쳐야한다는 것(대게 선행반인 Prep반을 듣고나서 부트캠프까지 입학을 하는 것 같다. 후기를 찾아보니 Prep과정 중 재능이 영 없으면 냉정하게 아니라고 말해주신다는 대표님 썰을 들었는데.. 오히려 내길이 아님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어쩌면 safety net이 되어주는거 같기도 하다.)
까지 알고나서야 잠깐 한 숨 돌리며 이성적인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부트캠프를 해도 어차피 html, css, javascript(프론트앤드 기준)를 선행학습해야하고,
국비지원을 시작해도 어차피 html, css, javascript(프론트앤드 기준)부터 시작하고,
독학을 해도 어차피 html, css, javascript(프론트앤드 기준)부터 공부해야하는건 맞으니까...
어쨌든 혼자서 공부를 시작해야한다는 거잖아?
빠른 상황판단을 이루고 나서는 어쨌든지간에 내가 가야 할 일은 해당 언어들을 빠르게 또 집중해서 습득해본 뒤,
그 이후에 부트캠프 입학을 고려해도 되겠다라는 결론이 나왔다(아님 안하거나). 바로 Udemy에서 Basic html&tss강의를 결제하고, 업무 중 쉬는시간을 이용해 짬짬히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문제가 생겼다.
html은 정해진 syntax들만 외우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웹언어라 수월하게 진행했는데,
회사 일이다, 운동이다, 영어공부다, 집 인테리어 변경이다 이래저래 변명과 함께 수업 진도가 자꾸 끊기다 보니 고질병
끊긴 부분부터 다시 들으면 그 전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처음부터 듣기를 반복. 수강을 신청한 지 2주가 지나도록 수업진도는 10%대에 머무르는 스스로도 아주 창피한 상태에 놓여진 것이다...
또 이는 나라는 사람의 특징과도 관련이 있는데,

대충 호기심 많고 배움이 빠르지만 게으르다. 마음이나 거주공간 그 어느곳도 정돈되지 못하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의 수많은 곳에서 나는 이리저리 점만 찍고 다녔다.
첫 회사는 2년 다니고 길이 아닌거같아서 퇴사. 워홀을 꿈꿨지만 코로나가 터져서 카페 알바. 스타트업계에서 CS와 영업직을 전전하며 지옥같은 5개월, 그리고 그나마 좋은 동료들과 문화를 갖춘 회사에서 현재 일하고 있지만 그것마저도 너무도 하기싫은 Sales...
정말 하나를 끝까지 해본적이 있긴 한거야...?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내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이니 이번만큼은 내 자신을 똑바로, 깊게 바라보았다.
공부도 좋아하고 무언가를 시작하면 머리는 곧잘 돌아가 빨리 배우지만, 정말 재미를 맛보지 않은 이상 지속이 어렵고, 꼼꼼하고 정돈되지 못한 일처리는 실수를 유발한다. 개발자 되기 최악의 조건
가끔은 풀리지 않는 코드들과 밤을 새며 씨름하기도 해야하고, 항상 기민한 자세를 유지해야하고, 또 누구보다 꼼꼼해야 할 개발자의 자세가 나에게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너무나도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현실을 마주하게 되니 불안의 파도가 강하게 내 마음을 쳐댔고, 나는 앞으로 내 인생에 다가올 어떠한 도전이나 결심도 이루지 못할거라는 자괴감까지 들었다. 사실 자괴감은 성격상 빠르게 'ㅅㅂ 부셔버려 그딴거'라는 전투모드로 전환되었다

나는 바뀌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지금의 내 자신보다 더 나아지고 싶으니까..
또 더 나은 삶을 원하니까.
난 내 자신을 사랑한다. 하지만 스스로가 의심된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그걸 증명해보이고 싶다.
그래서 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한 여정을 - 내 자신을 바꾸는 힘에서부터 시작하기로 다짐했다.
'개발'이라는 공부를 무턱대고 시작하기 이전에 내가 이 공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삶을 살아가는 태도나 방식, 습관들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난 지금의 삶은 싫으니까.
또 그걸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으니까.
앞으로 올라갈 글들은 특히나 지금 내가 몇 번을 곰씹으며 읽고있는 책, Automic Habit by James Clear (한글판: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 많이 반영이 되어 쓰여질 예정이다. 내가 나의 어떤 부분을 어떤식으로 바꾸는지,(알고보면 정말 필수적으로 모두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 부분이 많다) 구체적으로 써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까지 한다면 정말 좋겠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혹시 지금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당신이 가진 potential이 정말 궁금하다면.. 삶의 모든 골수까지 빨아먹고 싶다면(Walden by Henry David Teoreau),
여기 이제 생각만 멈추고 정말로 시작하는 사람 한 명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데미안 by 헤르만 헤세
앞으로의 글들은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쓰지 않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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