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
위기감이 몰려왔다
남자친구 집에서 스타워즈 영화를 신나게 보고 돌아온 일요일 저녁. 문득 위기감이 몰려왔다. 물론 평일에 공부를 소홀히 하는건 아니지만, 요즘에 누가 가르치는걸 그냥 듣고 받아적거나 따라적는거 말고 진짜 스스로 머리를 쥐어짜내서 공부하고 있나? 라고 되새겨보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대답이 나왔다. 나 왠지 공부하는 기분만 내면서 괜찮은 척 하고있는 거 같아. 인생을 바꾸겠다고 시작했는데 이렇게 스스로 정해놓은 데드라인 하나 없이 공부하고 주말에는 쳐놀고있다니.. 아, 또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해지고 있나? 이런 고민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역시나 잘 해내고 싶다면 스스로를 계속해서 위기상황으로 몰아넣어된다는거다. 4개월만에 할 수 있는걸 1년이 걸려서 하고싶니? 다시 서비스업을 하고싶니? 네가 설계해놓..
(영어로)'퇴사하고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유' 유투브 영상 업로드
https://youtu.be/_742LPavilE 사실 가볍게 빠르게 끝내자 생각하며 시작했던 영상이 이렇게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내가 가는 이 길의 여정을 남기고싶었고 누군가에게 영감과 용기와 좋은 정보를 줄 수 있다면 의미가 있을것이라 판단하여 촬영하게 되었다. 20대의 전반을 자아탐색과 진로고민으로 혼란스럽게 보낸 듯 하다. 가는 회사마다 상도 받고, 칭찬도 받고 잘 하는 듯 했지만 속으로는 썩어가고 있었다. 어느 직업이 좋다 안좋다가 아니라, MBTI 파국의 조합처럼 그냥 그건 나에게 맞지 않는거였다. 하지만 그 때는 내가 할 수 있는게 서비스업 뿐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시야가 좁았기에 그게 내 세상의 전부였다. 회사를 옮기거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줄 알았건만, 이직과 ..
문득, 나 개발이 재밌는 거 같애
금요일 밤, 몇몇 동기들은 음주코딩으로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고 나는 괜시리 거기 끼지는 못하면서 취기오른 기분으로 글을 쓴다. HTML, CSS를 배우면서 이런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다. 진짜 프로그래밍은 JS부터야. JS들어가면 프로그래밍이 싫어질 수도 있어. 각오 단단히 해 왜들그리 요란법석을 떠나, 나는 오히려 그놈을 빨리 만나보고 싶었다. 내가 쥐어터지든, 걔가 쥐어 터지든 일단 만나서 담판짓자. 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역시 그놈을 만났을 때 쥐어 터진건 나였는데, 문제는 JS를 처음 접했다는게 아니였다. 문제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체를 처음 접했다는거였다. 귀에 꽃히는 모든 용어와 컨셉들이 난생 처음 들어보는 거였고 곧바로 수업진도를 놓쳤다. 절대 이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고 빠르게 결론을 내렸..
할머니가 암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 부터 고모나 이모들은 나를 보면 자주 울었다. 특히 할머니가 최고봉이었다. 나는 괜찮고 잘 살고 있는데 할머니는 그렇게도 나를 위해 간절하게 기도를 하셨다. 서울로 떠나버린 뒤 전화도 잘 없고 코빼기도 안비추는 못난 손주를 위해 매번 김치를 담그고, 기도를 하셨다. 나 역시도 할머니를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했다. 나와 내 동생에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항상 최고였다. 이제는 오래된 기억이지만 아직 생생히 기억한다. 저 남쪽 완도섬에서 할아버지는 당신의 배에 우리들을 태우고 멋지게 바다를 가르고 나가 물고기를 잡아주셨고, 할머니는 5만원이라는 큰돈을 고작 10살 남짓 안되던 쥐어주셨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매번 가르쳐주신것은 돈과 직업이 아니라 정직함과 행복이었다. 그렇게 우러러보던, 그 크던 분..
내 먼지같은 존재
퇴사 선물로 동료에게 받은 책. 사실 류시화 시인이 출간하거나 번역한 책은 거의 다 읽었고, 저 책은 당연히(가장 유명한 책) 읽었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생각하면서 선물로 건네준 책이니 의미가 달라진다. 아껴주련다. 갑자기 생각이 저 깊은 곳에 미친다. 우리는 세상을 별 생각 없이 살아갈 수도 있다. 사실 어찌보면 그게 속 편하다. 하지만 이 작은 먼지같은 존재도, 찰나같은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궁금해하며, 책을 읽고, 지식과 지혜를 쫓고, 도전하고, 용기내어 내 자신을 내보이고, 글을 쓰고, 나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하려 노력하고), 사람을 도우려 한다. 이를 누군가는 발버둥이라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이 작은 존재도 가슴이 뛸 수 있다는 증거다. 당신이 죽은 후..
개발공부 이전의 마음가짐 - 나를 먼저 바꾸자
코딩공부를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하는 나같은 비전공자들은 분명 부트캠프를 열나게 검색할거다. 나는 여러 부트캠프에서 '3개월이면 너도 개발자' , '비전공자도 3개월이면 가능합니다.' 등등의 문구에 현혹되어 마음이 조급해졌고, 검색을 시작한 날 퇴사 계획까지 수립 밤을 새워 내게 적합한 부트캠프 후기들을 살피고 퇴직금을 계산했다. 내가 가고싶은 곳은 적게는 750만원 위코드, 많게는 1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 바닐라코딩 의 수강료를 받고 있었다. 밤새 (내 미래라고 생각하니) 재미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후기들을 읽고 망상에 젖은 채 부트캠프에 꽃혀버린 나는, 젊어서 배움에 쓰는 돈은 투자다.. 라는 자기 세뇌를 하며 결제를 하려고 하는데.... 결제 찰나의 그 순간, - 어차피 등록한다고 해서 바로 ..